← 프롬프트보다 중요한 것

Chapter 16

설계자의 두 번째 역할

3부가 끝나갈 무렵, 나는 설계자의 역할을 하나 더 이해하게 됐다.

2부에서는 세 가지를 배웠다. 방향 설정, 품질 검증, 스코프 제한.

3부에서 네 번째가 추가됐다.

4. 선별

모든 피드백이 좋은 건 아니다. 모든 요청을 수용하면 안 된다. 설계자는 골라야 한다.

“이 요청은 우리 방향에 맞는가?” “이 기능은 복잡도 대비 가치가 있는가?” “이걸 하면 더 좋아지는가, 더 흐려지는가?”

거절은 가치 판단이다. “안 한다”가 아니라 “이건 우리가 아니다”라는 선언이다.

혼돈의 군주는 계속 속삭인다.

“사용자가 원하잖아.” “하나만 더.” “이것도 좋지 않아?”

하지만 설계자는 알아야 한다. 모든 “예”는 다른 무언가에 대한 “아니오”라는 것을.

거절은 관계를 끊는 게 아니라, 정체성을 세우는 일이다.


건물이 여러 채가 됐다. 연봉 계산기, 대출 계산기, 적금 계산기, 연금 계산기.

주민이 오고 간다. 2,000명이 넘는다.

작은 마을이다. 아직 이름은 없다. 하지만 살아 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건물들이 서로 부딪히기 시작했다. 연봉 계산기를 고치면 대출 계산기가 이상해졌다. 코드가 얽혔다. 어디를 건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황무지에 건물을 급하게 세우느라, 기초 공사를 소홀히 했다.

그리고 그 틈을 노리는 존재가 있었다.

엔트로피 대마왕.

이세계의 가장 강력한 적이 깨어나고 있었다.


설계자의 비망록: 3부를 마치며

혼돈의 군주 — 거절 템플릿

수용: “좋은 제안이에요! 다음 업데이트에 반영할게요.”

보류: “검토 목록에 추가했어요. 우선순위 정리 후 안내드릴게요.”

거절: “현재 방향과 맞지 않아서 반영이 어려워요. 의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