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
용사가 있다는 소문
트위터 타임라인에 올라온 스크린샷 하나가 10년간 쌓인 내 체념을 흔들어놨다.
2023년 말이었다. 처음엔 트위터에서였다. 누군가 스크린샷을 올렸다. AI와 대화하는 화면. 그리고 그 아래 코드 뭉치.
“이거 진짜 돌아감 ㅋㅋㅋ”
댓글이 달렸다.
“ㄹㅇ?” “설마” “해봄. 됨.”
나는 스크롤을 내렸다.
“코딩 못해도 서비스 만들 수 있대.”
처음엔 웃었다. 또 그런 허황된 얘기겠지.
노코드 툴도 써봤다. 버블, 웹플로우, 글라이드. 드래그 앤 드롭으로 앱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처음엔 신기했다. 정말 클릭 몇 번으로 화면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조금만 복잡해지면 막혔다. ‘이 버튼을 누르면 이 데이터를 저기로 보내고, 조건에 따라 다른 화면을 보여주고…’ 이런 로직이 들어가는 순간, 노코드는 한계를 드러냈다. 결국 커스텀 코드가 필요했고, 그 순간 다시 원점이었다.
로우코드도 마찬가지였다. 코드를 조금만 쓰면 된다고 했다. 조금? 그 ‘조금’이 문제였다. 내겐 조금도 많았다.
그래서 “코딩 없이 서비스”라는 말에는 면역이 생겨 있었다.
하지만 소문은 점점 구체적이 됐다.
“AI한테 시키면 코드를 짜준대.”
누군가 유튜브 영상을 올렸다. AI에게 말을 걸고, AI가 코드를 쓰고, 그걸 실행하는 영상. 진짜 동작하는 웹사이트가 만들어지는 걸 보여줬다.
“진짜 동작하는 거 나온대.”
슬랙 채널에서도 이야기가 나왔다. 개발자 친구가 “요즘 GPT로 코딩 많이 함”이라고 했다. 처음엔 농담인 줄 알았다. 근데 진지했다.
“걔한테 시키면 기본 코드 틀 순식간에 짜줌.” “버그도 잡아줌?” “웬만한 건 잡아줌. 가끔 이상한 소리 하긴 하는데.”
“혼자서 서비스 런칭했다는 사람도 있대.”
인디해커 커뮤니티에 글이 올라왔다. 비개발자가 AI 도움만 받아서 온라인 서비스를 만들었다는 후기. 수익이 났다고 했다.
거짓말 같았다.
그 숫자가 진짜든 아니든, 중요한 건 다른 것이었다. 그 서비스가 진짜 존재했다. 들어가서 써볼 수 있었다.
반신반의했다. 분명 과장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아마 그 사람은 원래 좀 개발을 알았을 거야. 아니면 개발자 친구가 옆에서 도와줬겠지.
하지만 호기심은 생겼다.
그리고 호기심은 손가락을 움직이게 했다.
어느 날 밤, 나는 조용히 브라우저를 열었다. 검색창에 타이핑했다.
ChatGPT.
회원가입을 했다. 무료였다. 로그인을 했다. 채팅창이 나타났다.
커서가 깜빡였다. 뭔가를 입력하라고.
심장이 조금 빨라졌다. 뭘 물어볼까. 뭘 시켜볼까.
10년간 쌓인 아이디어들이 머릿속에서 소용돌이쳤다. 하지만 아직은 조심스러웠다. 일단 간단한 것부터.
내가 뭔가를 입력하려는 순간, 갑자기 두려워졌다.
만약 이것도 안 되면?
노코드처럼 처음엔 되다가 결국 막히면?
또 실망하게 되면?
손가락이 멈췄다.
하지만 이미 여기까지 왔다. 뭐, 무료인데. 안 되면 닫으면 되지.
나는 숨을 한 번 쉬고, 키보드를 두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