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용어로 걷뛰라고 한다
귀구녕에 쑤셔박아 넣은 이어폰에서는 활기찬 음악이 흘러나온다.
이어지는 명랑한 안내 목소리에 맞춰 걷다가 뛰고, 뛰다가 걷는다.
유튜브에서 보니 이걸 전문용어로 걷뛰라고 한다.
처음에는 할 만했다.
뛰는 시간보다 걷는 시간이 훨씬 많았다.
하지만 회차가 올라갈수록 걷는 시간은 줄고, 뛰는 시간이 늘어났다.
몸이 먼저 반응했다.
온몸에 두드러기가 올라왔다.
며칠을 쉬고 다시 시작했다.
이번에는 머리가 어지러웠다.
토할 것 같았다.
저혈당이 온 것 같았다.
에너지바를 주머니에 넣고 다니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걸로는 해결되지 않았다.
어느 날은 밥을 먹고 뛰었다.
확실히 조금 나아졌다.
그렇게 몇 주가 지났다.
초보자 걷뛰 코스가 끝나갈 무렵,
30분 쉬지 않고 달리기에 도전했다.
버티고 버텼지만 17분 만에 주저앉았다.
아, 죽을 것 같았다.
진짜 이렇게 죽는구나 싶었다.
숨이 안 쉬어졌다.
어지러웠다.
길바닥에라도 눕고 싶었다.
손톱만 한 알량한 자존심 때문에 앉은 채로 버텼다.
5분쯤 지나자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았다.
세상이 핑 돌았다.
그래도 걸어야 했다.
집에는 가야 하니까.
다시 걷고, 다시 뛰었다.